101231 2010.



누군가는 울었고, 누군가는 웃었고,
누군가는 좌절했고, 누군가는 환호했고,
누군가는 쓰러졌고, 누군가는 일어섰고,
누군가는 멈췄고, 누군가는 시작했다. 

인간군상에게 있을 수 있는 모든 일이 2010년, 나에게 일어났다. 
웃다 울었고, 좌절했다 환호했다 다시 좌절했고, 쓰러진 누구를 일으키기도 했었고, 시작하는 누군가를 위해 슬그머니 자리를 내어주기도 했다. 항상 큰 아쉬움과 큰 좌절 없이 살아온 인생이라 자부했었지만 2010년은 나를 비웃었다. 네가 그것을 과연 '인생'이라고 할 수 있어? 라고 말하며. 

- 인생의 쓴맛을 다양하게 겪은 나는 조금 더 차분해졌고, 진지해졌다. 과연 내가 예능을 할 수 있는 사람인가 다시금 생각해 보았던 한해기도 했고, 다른 쪽을 기웃거리기도 했다. 그렇게 굉장히 많은 곳에서 시험을 봤으며 내 능력을 증명해야 했다. 내 능력, 한계가 어디까지인지는 스스로도 잘 모르고 있기에 그걸 증명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이유도 모르게 탈락의 쓴 잔을 연거푸 마신 나는 어느샌가 나를 의심하고 있었다. 자신감, 나 아니면 누가? 라는 근자감에 현혹되어 신나게 준비했었던 시험이었다. 그런데 어느순간 시험에 통과하는 나는 존재하는데 피디가 된 내가 존재하지 않는 게 아닐까 고민하기도 했다. 내 자신을 믿어야지 다른 사람을 설득시킬 수 있다는 말을 크게 깨달았던 한해였다. 조금씩 찾아가려 한다. 그 자신감. 

- "공부 열심히 해서 죽는 사람 봤어?" 
  도서관 카페에 앉아 열심히 문제를 풀고 있는데 옆에 앉은 아저씨가 목소리를 높인채 누군가에게 호통치고 있었다. 그러기 쪽팔리지 않냐, 열심히 해보고 그런말 해라. 모욕적인 말들을 쉴새없이 내뱉었더랬다. 그 얘기를 듣는데 내가 왜 찔리던지. 최근 좀 소홀했던 공부, 독서로 시간을 보내고, 쉰다는 명목하에 게으름을 부렸던 내 자신에게 채찍처럼 날아와 꽂혔다. K는 열심히 하면 되더라고요, 필기가 중요해요 라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끄덕였던 나, 내 청춘 다바쳐 몸과 마음을 다하고 있는거라면 더 열심히 하는게 맞다. 언제고 후회하지 않을만큼. 

- 드러내고 살자, 부끄럽다고, 현재 상황이 녹록지 않다고 해도 기죽지 말고 드러내며 살자. 뭐 어때, 라는 생각으로 이것저것 많은 것을 도전해 보고, 안되면 말고. 좀 더 치열하게 살아야 한다. 내 손이 그저 펜 잡고, 키보드 잡고, 리모컨만 잡는 손은 아니지않나. 더 많은 사람과 악수하고, 신나게 즐기며 살아야 한다. 졸아들지 말고 표현하자,  

- 2010년에 쏟은 에너지가 방전되서일까. 오늘 딱 몸이 으슬으슬하니 감기님이 오신 것 같다. 어제 너무 많이 먹었던 것 때문일까? 아.. 기침과 열, 그것들은 여기 있으면 안돼!

- 무엇보다, 

 2011년, 된다! 좋아한다면, 열릴것이다!







by 상상그異想 | 2010/12/31 23:20 | + I am me | 트랙백 | 덧글(0)

반값구매 사이트가 오래 갈 수 없는 이유.

            <점점 많아지는 소셜 커머스를 사이트 하나에 정리해 보여주는 소셜 커머스 순위 사이트까지 생겼다.>
                         

'봉사한다 생각하고 하는거죠 뭐.'

얼마 전 소셜 커머스 (반값 사이트)의 서비스를 이용했다. 간만에 머리스타일을 바꾸고 싶어 어쩌면 모험적으로 소셜 커머스 사이트에서 쿠폰을 구매했다. 결과적으로는 만족 할 만한 서비스였다. 한 번에 기본 1000장씩을 판매하고, 기간 안에 사용해야 하는 점이 있다보니 손님들이 몰릴 수 밖에 없다. 직원들은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서비스에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다행인지 본인이 갔던 미용실은 꽤 평이 좋은 편이었다. 그때 궁금했다. 이 사람들(판매자)은 왜 반값 서비스를 제공할까?

질문에 대한 답은 간단했다. '홍보' 때문이었다. 여기 티켓으로 오는 손님들의 90%는 재방문 하지 않는 고객들이지만, 이렇게하면 뭐 홍보도 되지 않겠냐고 한다. 사실 자신들도 큰 이득을 보는 것도 아니란다. 까놓고 말해서 일반 단골 손님 1명 받는게 훨씬 이익이란 것이었다. 그래서 대박 효과를 바라고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봉사하는 마음'으로 서비스를 하고 있다고 한다. 실컷 하고 욕먹는 것 보다 낫지 않냐는게 말의 요지였다.  

솔직한 이야기에 생유베리감사했지만, 그 순간 나는 90%의 체리 피커 중 한명이 될 것인지, 10%의 재방문 고객(반값 마케팅에 넘어간)이 될 것인가를 고민할 수 밖에 없었다. 일단 서비스 자체는 크게 마음에 들었기 때문에 재방문할 의사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날로 규모가 커져가는 소셜 커머스가 오래갈 수 없는 이유는 간단하다.

'싸게 먹었으니까 만족하자?' 
 
반값사이트를 이용해서 선결제를 한 소비자는 그 때부터 기대감 혹은 의심을 갖는다. 싼값에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생각과 반값이기 때문에 뭔가 부족하거나 차별 받는게 아닐까. 특히 사람들은 구매를 할 때 먼 미래보다는 가까운 미래에 이용할 것을 감안하고 선결제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당연히 초반에 사람들이 몰려 예약도 되지 않고, 원할 때 쿠폰을 사용할 수 없다는 불편함을 느끼게 된다. 그래도 참아야 한다. 왜? '반값에 샀으니까'

음식점에 가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조금만 굳은 얼굴로 손님을 대하거나, 거슬리는 말투로 서비스를 하면 '혹시 내가 반값손님이어서?'. 음식이 약간 부족함이 느껴지면 '혹시 일반 손님하고 다른 음식 내놓는것 아닌가?' 등등... 다양한 의심을 하게 된다. 사실 소비라는 것이 자기 효용을 위해서 하는 것인데, 자신의 소비에 대해 의심이 커지기 시작하면 그 효용은 점차 줄어들고 아주 작은 외부적 요인(약간의 불친절 - 행여 그것이 그저 직원의 기복 때문이었을지라도)에도 쉽사리 불만은 커지게 되있다. 

그렇기 때문에 반값에 팔고 욕 먹지 않으려면 해당 업체들도 정말 친절하게 서비스를 해야 한다. 행여 원래 좀 퉁명스러운 음식점이라고 해도 행여 그것이 반값 고객들을 향한 불친절함으로 둔갑할 수 있으니 친절하게 서비스 해야한다. 이미 선결제를 마친 소비자자는 '잡힌 물고기에 밥 안준다'라고 생각 할 것 같은 남자친구를 둬 불안한 여자와 같다. 상대방의 작은 행동 변화에도 민감하다는 얘기이다. 잘해줘도 본전, 못해주면 변했다고 욕먹는, 그런 상태인 것이다.       


                                         <52%... 지금 구매하기 버튼에 커서 올릴까 말까 고민하고 있는가?>


그렇다면 반값 사이트로 인해 업체들은 어떠한 이득을 보는가? 물론 박리다매와 같은 이익을 조금은 누릴 수 있겠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장기적 고객확보이다. 반값 사이트의 민감한 소비자들 사이에서 살아남아 재방문 고객을 끌 수 있는 업체라면 오랫동안 소비자의 사랑받을 수 있는 업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몇몇의 업체를 빼고는 사실 그런 홍보 효과를  누리긴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저 단기 효과라도 얻고 싶어하는 몇몇 업체는 두 개 이상의 소셜 커머스에 발을 담그기도 한다. 그렇게 반값 손님들을 오매불망 기다리는 업체에 대해서 일반 소비자들도 제값주고 방문할 정도로 매력적으로 느낄까? 나는 아니라고 본다. 

많게는 두 세 번의 반값손님 체험을 통해 소비자들의 효용과 기대감은 급감할 것이고, 업체들은 반값 사이트가 크게 장기적 이익이 되지 않을 것을 깨닫게 되는 시점이 오면 결국 소셜 커머스는 자연스럽게 퇴락할 것이다. 솔직히 반값사이트의 은근 마약같은 중독성은 인정한다. 홈쇼핑 채널에 빠지는 사람들처럼 12시만 되면 마법에 걸린 듯이 오늘은 어떤 상품이 반값인가를 확인하는 것이다. 그리고 구매자 수가 하나 둘 늘어갈 때면 '이번에 안 사면 이런 구성 이런 기회는 다신 없으심'이라 누군가 귀에 속삭이는 듯 하다. 그럼에도 소셜 커머스가 반짝 유행일 것이라 생각하는 이유는 그래도 싼 가격에 먹었으니까, 라고 위안하기 보다는 제값 소비를 통해 느끼는 만족감을 더 크게 보기 때문이다. 
 아마 앞으로는 서비스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유명 테이크아웃 커피숍, 일단 입장하면 누가 반값 손님인지 모르는 스키장, 스파, 놀이동산, 연극, 뮤지컬 등의 서비스를 구매하려는 소비자 밖엔 남지 않을 것이다. 

  

by 상상그異想 | 2010/11/19 14:27 | + Desire is in fire | 트랙백 | 덧글(2)

영화 '부당거래' 쓴 보약과 사탕이 공존하는 영화.



"영감님은 참 사람을 불편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어요" - 최철기(황정민) 대사 中


영화 ‘부당거래’는 한마디로 불편한 영화이다. 검찰, 경찰, 언론. 사슬관계로 얽혀있는 이들은 영화를 보며 특히 불편할 것이고, 이러한 사회에 살고 있는 시민 역시 불편하다. 특히 검사와 스폰서, 그야말로 대통령의 ‘퍼포먼스’로 한 사건이 좌지우지 되는 상황, 검찰과 언론의 유착관계 등 우리 사회의 추악한 현실이 고스란히 드러나기 때문이다. 영화 속에서 이러한 현실이 그대로 투영되어 현실과 쌍둥이처럼 닮아 있을 때, 우리는 불편함을 느낀다.


그러나 마냥 불편하지 않다. 유머 코드가 불편한 현실을 감싸 안고 있다. 마치 쓴 보약을 먹을 때 항시 대기하는 달콤한 사탕같이. 류승완 감독 특유의 유머 코드가 곳곳에 잘 숨어있고, 류승범과 조연들 간에 대사 호흡이 좋다. 무거운 소재 영화지만 의외의 장면에서 깨알같이 웃음이 터질 수밖에 없다. 이 부분이 특히 사람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요소이다. 웃음 후에 남는 씁쓸함을 지울 수는
없지만 그 웃음이 있기 때문에 결론까지 지치지 않고 달려갈 수 있게 된다. 쓰지만 먹고 싶은, 그런 영화이다



“참 열심히 산다” - 주양(류승범) 대사 中


영화 ‘부당거래’는 참 열심히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권력의 최상위에 서고자 하는 이들이지만 결국 누군가의 아빠이고, 누군가의 오빠이다. 가족을 책임져야 하는 가장일 뿐이다. 본인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이 지켜야 하는 가족이나 동료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영화에서 가장 정점에 서있는 최철기(황정민)형사 같은 경우 검은 돈도 받고, 표적수사도 한다. 그런데 완벽한 비리 형사, 그야말로 나쁜놈은 아니다. 왜 일까? 그는 동료들과 가족을 먼저 생각하는 사건 해결 능력이 뛰어난 형사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서 최철기에겐 출구가 존재한다. 먹이사슬 안에서 탈출하기 위해 ‘배후’를 죽이고, 동료에게 몹쓸 짓을 했어도 말이다. 그래서 그런지 최철기 캐릭터가 한 흐름을 맞춰 판단하기 힘든 인물이기도 하다. 최철기는 ‘한결같지 않은’ 캐릭터다. 주양(류승범)처럼 한결같이 갖고 있는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약삭빠른 행동을 한다거나, 건설업자 장석구(유해진)처럼 한결같이 더티한 보험(?)을 들지 않는다. 그래서 였을까. 최철기의 결말에 복잡 미묘한 감정이 생겼던 것 같다. 박수 쳐야 할까, 울어야 할까.


오히려 선과악의 대결이 뚜렷한 한국 영화의 공식을 버리고, 사람의 캐릭터와 사건에 포커스를 맞춘 것이 이 영화의 차별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본인들이 만든 듯 보이는 상황이지만 결국 이들도 권력의 움직임에 휘둘리는 나약한 인간인 것이다. 선이든 악이든 캐릭터에 인간미가 있다.


결국 영화 속 주인공들처럼 검찰도, 경찰도, 그리고 언론도 하나의 ‘퍼포먼스’를 하는 배우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들이 만들어 놓은 소용돌이 안에서 이리저리 휘둘리는 것은 결국 시민인 것이다. 국민이 직접 주체가 되지 못한 채 관객이 되어 그들의 퍼포먼스에 박수를 쳤다가, 돌을 던질 뿐이다. GV에서 류승완 감독이 직접 말 했던 것처럼 권력의 최상위에 있어야 하는 것은 국민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언제쯤 국민들이 ‘시나리오 작가’가 될 수 있을까.



+ 시사회에서 류승완 감독을 보았는데..... 멋... 멋있었어요. 으앗! 감독과의 대화시간이 있었는데, 꼭 '무릎팍도사' 보는 듯한 착각이..

by 상상그異想 | 2010/10/24 07:20 | + Desire is in fire | 트랙백 | 덧글(0)

가인, 색깔을 덧입다.


시작은 스타킹이었다. 브라운 아이드 걸스 'L.O.V.E'에서 유독 짧은 치마와 색색의 스타킹을 입었던 가인은 '손타킹'이라는 별명으로 유독 주목을 받게 된다. 하얀 얼굴에 크지 않은 눈, 자그마한 체구. 큰 눈에 높은 코, 시원하게 뻗은 몸매 등 그간 당연하게 여겨져 왔던 여자 가수들과 가인은 그 시작부터 달랐다. 하지만 그 이후 '어쩌다'의 복고컨셉, '아브라카다브라'의 섹시함과 도도함. 브아걸의 중심에는 언제나 가인이 있었다. 그러나 이는 바꾸어 얘기하면 충실하고 확실한 컨셉트가 있던 브아걸이었기에 가인도 돋보일 수 있었던 것이다. 가인이 '아브라카다브라'의 전 곡을 혼자 불렀다면? 아마도 간주 부분에 나와 짧은 시간 강렬한 춤사위를 보였을 때 느꼈던 임팩트는 느낄 수 없었을 것이다. 이때까지만 해도 가인은 그랬다. '브라운 아이드 걸스'에서 빛나는 멤버. 


그러던 가인이 솔로 앨범을 발표했다. '돌이킬 수 없는' 이 곡은 윤상과 '아브라카다브라'의 작곡가 이민수(우결에서도 간간이 나왔었더랬지)의 공동작업으로 만들어진 곡이다. 둘의 조합은 가히 환상이었다. 오랜기간 유학생활을 하며 다양한 월드뮤직을 음악에 접목시킬 줄 아는 윤상과 '아브라카다브라'라는 신선한 분위기를 후크송으로 잘 버무릴 줄 아는 이민수가 만난 것이다. 좋은 곡을 만난 가수에게 이제 필요한건 스스로 컨셉트를 잡는 일과 무대 연출이다.

그런점에서 가인은 과감한 시도를 했다. 엄정화, 이효리 이후에 과연 자신의 컨셉을 확실히 하여 무대에서 말 그대로 '퍼포먼스'를 하는 여가수는 없을까. 물론 손담비, 아이비 등이 있었고, 최근엔 나르샤가 자신만의 확고한 컨셉- 대중적 교감과는 실패했지만-으로 어느정도의 입지를 마련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들이 이효리 이후 나온 여가수들이 자신의 색깔을 내는데 성공적이지 못했다고 생각해 볼 때 가인의 행보는 두드러진다.

# 무엇이 섹시함인가?
가요 프로그램에서 아이돌 그룹의 노출 금지령이 내릴 정도로 아이돌, 여가수, 하물며 남자가수 할 것 없이 섹시함을 강조하는 게 대세가 되었다. 누군가는 배꼽을 보였고, 누군가는 짧은 치마로 각선미를 자랑했다. 그러나 어느 가수도 아직 보이지 않은 부위가 있었으니. 그것은 발이다. 다리가 길어보여야 하는 여가수에게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 있는 '킬힐'을 가인은 벗어던졌다. 그리고 맨발의 디바라 불리는 이은미 이후로 최초로 무대에 맨발로 선 여자가수가 되었다. 맨발로 탱고를 춘다. 어느 부위를 드러내보인 여가수보다도 가인의 섹시함이 드러나는 것은 바로 이부분이었다 말할 수 있다. 영리하다.

# 한 편의 뮤지컬
가인의 훌륭한 표정 연기와 곡 분위기에 딱 맞는 약간은 흐트러진 화장. 이 모든 것이 한 막의 뮤지컬을 연기하기 위해 오른 배우같다. 거기에 현직 뮤지컬 배우, 댄서 등으로 짜여진 가인의 안무팀도 가인과 함께 무대 위에서 연기를 하며 한 편의 짜여진 뮤지컬의 한 막을 보는 듯한 느낌을 더한다. 배우 이성재와 찍은 뮤직비디오 - 노래 - 무대까지 이렇게 삼위일체로 컨셉트, 그리고 곡 속의 이야기가 이어지는 경우는 흔치않다. 그만큼 가인은 스스로 갖고 있는 이미지에 기대는 것이 아니라 '돌이킬 수 없는'이란 노래를 위한 가인을 만들어 냄으로써 다채로운 색깔을 만들어낼 수 있음을 보여줬다. 

# 이효리와 비슷한 행보 
  


 가인은 이효리와 비슷한 길을 걷고있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대중적인 사랑을 얻고 앨범을 발표했다는 점이 그렇다. 이효리는 '패밀리가 떴다'라는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친근한 옆집 노는 언니 이미지를 굳히면서 대중에게 다가갔다. 동시에 도대체 같은 인물이 맞냐고 할 정도로 무대 위에서는 카리스마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가인 또한 '우결'에서 조권과 커플을 이뤄 가상부부로 출연하면서 '아담부부'라는 친근하고 알콩달콩한 이미지로 국민적 사랑을 받고 있다. 시크한 부인으로 나오지만 실제 프로그램 안에서는 헐렝한 모습도 가감없이 보여주면서 방송 후 수십개의 모니터링 기사를 쏟아질 정도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가인 역시 우결 안에서의 아담 부인 가인이 '돌이킬 수 없는'의 가인과 같은 사람인지 헷갈릴 정도로 다른 이미지로 대중적으로도, 그리고 음악적으로도 인정을 받을 수 있는 여가수가 여기 또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런면에서 가인이 반갑다. 아이돌 천국, 그리고 비슷비슷한 후크송이 대부분인 가요계에서 무대에 눈을 뗄 수 없는 무대를 보여주는 여자 가수가 나왔다는 점에서 말이다. 특히 예능을 통해 친근한 이미지를 그대로 이용하지 않고, 무대에서는 자기만의 색깔을 보여줄 수 있는 가수라는 것 또한 그녀의 다음 무대를 기대하게 만드는 이유이다. '돌이킬 수 없는'의 맨발 투혼으로 하나의 색깔을 보여준 가인, 그 후엔 또 어떤 색깔을 덧입을까, 기대된다.  

    
+ 방송사 로고 박힌 캡쳐 사진도 저작권에 걸리는 지 몰랐네요. 앞으로 조심해야지.. 그래도 게시자한테 얘기도 없이 비공개 처리 해 버리는 건 너무하지 않아요, 얼음집? -_-

by 상상그異想 | 2010/10/18 22:20 | + Desire is in fire | 트랙백 | 덧글(1)

<숨그네>, 헤르타 뮐러



삶과 죽음의 경계속에서 그네를 타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소련의 강제 수용소에서 강제노역을 당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숨그네>에서이다.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헤르타 뮐러의 최신작 <숨그네>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루마니아에서 소련의 강제수용소로 이송된 열일곱 살 독일 소년의 삶을 그린 장편이다.

소설에서는 배고픔과 추위, 그리고 돌아갈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공포 속에서 오 년을 살았던 한 소년의 처절함이 담겨져 있다. 또한 언젠가 누가 죽어 나가도 어느새 그것이 담담해져 버리는 순간도 소년에게 온다. 배고픔을 잊기위해, 나를 잊고 살아가는 가족들을 잊기 위해  온 정신을 담아 삽질을 한다. 삽질이 이들에게는 단순한 노동이 아니라 그 이상의 행위가 된 것이다. 그리고 이 이야기를 마냥 하나의 경험담을 훔쳐보듯 볼 수가 없었던 것은 일제치하시대에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가 겪었을 지 모르는 생생한 현장이기 때문일 것이다. 강제 노역에 동원되어서 사할린으로, 일본의 섬으로.. 고국에 가족을 그리워하며 언제 돌아갈지 모르고,  또 돌아갈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속에서 하루하루를 이 소년처럼 살았을 것이다. 마지막 소년이 떠나기전 할머니가 했던 말인 '너는 돌아올거야'와 같은 말을 수백번, 수천번 되내이며 하루하루를 보냈을 것이다. 

소설 속에서 가장 와닿았던 부분은 소년이 수용소에서 돌아오고 난 후의 이야기었다. 수용소 안에서는 그토록 의지하고 친하게 지냈던 사람들끼리도 동네에서 얼굴을 마주치면 모른체 할 수 밖에 없는 상황. 오히려 돌아온 것이 집이 되고 집안의 분위기를 우울하게 만드는 상황이 되어버린 그 후의 이야기에 집중할 수 밖에 없었다. 기다렸던 세월도, 오 년간 소식이 없는 아들이 죽었을 거라고 추모하며 지냈던 몇년의 세월을 쉽사리 꺼낼 수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이 선택했던 방법은 침묵. 소년은 그것을 담담함이라고 표현하지만 실제 그것은 서로 마음 한 구석에 누구도 보듬을 수 없는 상처를 안고 가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하나의 방법이다. 그래도, 살아가야 하기에. 

수용소에서도, 그리고 돌아와서도 무의식 속에서 끔찍했던, 그러나 어쩌면 모든 상처들을 치유할 수 있을 것이란 믿음이 있었던 수용소라는 먼 기억 속에서, 그들은 숨그네를 탄다. 

 

by 상상그異想 | 2010/10/18 04:02 | + Desire is in fire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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